IT분야 못지않게 개인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전사(戰史)입니다. 전사를 보다보면 내가 가진 가장 소중한 가치 즉 생명을 걸고 벌이는 두뇌싸움(전략 & 전술)이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가의 존망이 달린 매우 중요한 전투에서는 다방면에서 최고의 인재가 보통 나서기 마련입니다. 양 국가에서 최고의 인재들이 벌이는 전략과 전술은 때론 시간이 흘러도 지속적으로 벤치마킹 되는 것 같습니다.
알프스를 넘은 한니발의 기습 : 예측불허의 전략은 대응이 힘들다.
수많은 전사중에서 개인적으로 손꼽는 전투는 기원전 216년 로마의 테렌티우스 와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벌인 칸나이(Cannae) 섬멸전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전쟁의 결과는 결국 전체적인 국력이 우세한 로마의 승리로 끝났지만 한니발이라는 세기의 전략가가 있었기에 카르타고는 세계최강 로마군단과 대등한 승부를 펼칠수 있었습니다.
Key 1 ▶ 칸나이(Cannae) 섬멸전은 어떤 전투?
칸나이 전투는 카르타고군 5만명(보병 4만명 , 기병 1만명) 과 로마군 7만명 (보명 6만4천병, 기병 6천명)이 벌인전투입니다.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로마군은 4만 8천명 전사라는 대패를 기록했으며 카르타고군은 약 6천명의 전사을 기록하면서 전투의 이름도 섬멸전(로마가 섬멸당했다는 의미)라는 표현까지 사용됩니다. (* 당시의 전투는 총과 칼등으로 싸우는 것이기 때문에 중상자 발생이 많더라도 실질적으로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번의 전투에 실제 사망자가 4만명이상이라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수 있겠습니다.)
절대적인 병력이 우세했던 로마군은 왜 이렇게 허무하게 대패를 당했을 까요?
전체적인 병력규모에서 열세였지만 한니발은 자신이 이끄는 카르타고군의 장점과 약점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카르타고 군의 유일한 장점은 기동성이 뛰어난 기병이 상대적으로 우위에 서 있다는 점입니다. 이 전투 이전까지 모든 전투의 최종적인 승리는 보병의 규모에 따라서 차이가 발생했습니다.
따라서 한니발은 이러한 전통적인 방식을 무너뜨릴수 있는 기동성을 활용한 새로운 포위전술을 고안해 냈습니다.
적색은 로마군의 진형과 병력배치 & 하늘색은 카르타고군의 진형과 병력배치
위의 사진은 당시 진형 배치입니다. 먼저 적색의 로마군 진형을 보면 좌측에 2,400명의 기병 , 우측에 3,600명의 기병을 배치하여 카르타고 기병의 배후 침투를 막고자 합니다.
카르타고 기병이 많기는 하지만 좌우 날개에 비슷하게 배치된다면 충분히 시간을 벌어줄것이며 중앙의 강력한 밀집 보병으로 카르타고 군의 보병전력을 괴멸시킬 계획이었던 것입니다.
카르타고 군은 좌측에 기병부대 중에서도 동생 하스두르발이 직접 이끄는 정예 기병부대 8,000명을 배치하며 대응되는 로마 기병부대의 4배수에 이르는 전력을 배치합니다.
반면 우측에는 3,500명의 기병부대를 배치하여 로마군과 비슷한 전력을 유지합니다. 또한 중앙의 보병대는 중앙부의 병력을 경보병으로 배치하고 병력도 적은수를 배치했지만 보병대의 좌우면은 강력한 중보병대를 배치하게 합니다.
이후 전개는 자연스럽게 위의 이미지 처럼 전개됩니다. 먼저 기병대의 상황을 설명드리면 좌측의 하스드루발이 이끄는 8천명의 갈리아 정예 기병부대는 4분의 1수준에 불과한 로마군 좌측의 2천4백명 수준의 기병부대를 순식간에 괴멸시켰습니다.
그리고 후방의 로마 보병부대를 공격하지 않고 바로 로마진영 우측으로 빠르게 이동하여 카르타고 기병 3,500명과 비등하게 대치중이던 로마기병 3,600명의 배후를 공격합니다. 1:1 수준 상황이던 우측의 로마기병 역시 갑자기 3:1의 열세에 몰리면서 순식간에 괴멸됩니다.
한편 로마군의 보병부대는 동일한 일직선상으로 공격했지만 정중앙의 부대는 좀더 깊은 안쪽까지 전진한 반면 보병대 좌우는 카르타고 중보병에 막히면서 반원모양으로 갇히게 됩니다.
가장 중앙의 보병부대는 깊게 들어갈수록 병력수가 적어지면서 결국 카르타고 방어선을 뚫어내지 못하고 갇히게 됩니다.
칸나이 전투의 이동을 간략하게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영상입니다. (2분 동영상)
이윽고 로마군 기병대를 전멸시킨 카르타고의 기병대가 기동성을 발휘하면서 반원형태의 포위망을 원형으로 완성시킵니다.
결국 퇴로마저 완벽하게 없는 포위를 당한 로마군은 7만명의 대병력 중 4만 8천명이 전사하는 대 참사를 겪게 됩니다.
승리는 완벽한 카르타고 군의 승리였으며 카르타고군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전략의 승리라고 할수 있습니다.
길고 복잡하게(?) 설명했지만 결국 위의 이미지에 나오는 4개의 전개상황을 보시면 칸나이(Cannae) 섬멸전의 개요를 쉽게 이해하실수 있습니다.
Key 2 ▶ 칸나이 섬멸전 전략을 닮은 애플과 구글의 전략
칸나이 섬멸전에서 한니발이 보여준 이 획기적인 전략은 이후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게 됩니다. 1870년 독일의 전신인 프로이센과 프랑스가 치룬 보불전쟁 당시 프로이센의 몰트케장군은 스당이라는 지역에서 프랑스군을 포위하는 전술을 구사하는데 성공하면서 보불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습니다.
이 전투는 19세기의 칸나이 라고 불리우기도 했습니다.
이때 프로이센의 승리를 연구했던 독일의 군 장성들은 히틀러의 프랑스 침공당시 칸나이 섬멸전 전술을 연구 발전시킨 지헬슈니트(낫질작전)만이 승리할수 있는 전술이라고 히틀러에게 제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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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는 이 과감한 작전을 승락하게 되고 결국 독일 스스로도 믿을수 없는 시간내에 프랑스를 점령하게 됩니다. 이것이 흔히 전격전이라고 불리우는 독일의 프랑스 침공 전술이였습니다.
그런데 IT 기업인 애플과 구글의 전략이 왠지 모르게 칸나이 섬멸전을 닮아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2001년 애플은 iPod를 선보이면서 상대적으로 약한 경쟁자들이 포진한 MP3 플레이어 시장을 공격합니다. 한니발이 동생 하스두르발에게 정예 8,000명의 기병으로 2,400명 수준의 로마기병을 공격하라고 했던 것 처럼 말입니다.
피처폰 공략 : iPhone , PDA 공략 : iPad , 디지털음원시장 공략 : iTune , SW 시장 공략 : apple 앱스토어 , 시계시장 공략 : iWatch , 이북 시장 공략 : eBook 비지니스 , 인터넷 라디오 시장 공략 : iRadio 등등 애플의 정예화되고 기동성있는 강력한 기병부대가 헛점을 보이고 있는 시장들을 차례로 격파해나가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구글 역시 구글 글라스, 구글 파이버 , 구글 카 등등 IT 기술이 접목가능한 모든 분야에 진출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마치 애플과 구글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애플과 구글의 제품 또는 서비스로 포위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칸나이 섬멸전에서 대승을 거둔 한니발은 전투에서는 이겼지만 결국 카르타고는 로마에게 지고 맙니다. 전투에서는 크게 이겼지만 전쟁에서는 지고 만것입니다.
이 전투 이후 크게 패배를 한 로마는 자존심을 버리고 한니발의 전술을 베껴서 그대로 따라했으며 시간이 갈수록 상대적으로 약한 국력을 가진 카르타고는 결국 장기전에서 지고 만것입니다.
IT 생태계를 지배하기 위한 싸움은 아직 애플과 구글의 승리로 끝난것은 결코 아닙니다. 아직도 길고긴 싸움이 남아있으며 최종적으로는 누가 더 오래 살아남아 지배하게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애플과 구글의 세상인것 처럼 보이지만 몇번의 전투로 승자가 결정될 만큼 전통적인 IT강자들이 약하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또 칸나이 전술이 항상 만능이며 승리를 가져다 주지 않는다는 것도 역사는 말해줍니다. 지속적이고 꾸준한 기초체력을 만들면서 대응해 나간다면 삼성,LG,인텔,마이크로소프트,화웨이 등등 수많은 기업들에게도 기회는 많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지속적이고 꾸준한 기초체력은 소비자를 중심으로한 제품개발과 정책이 지속될때만 만들어질수 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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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Bill Gahng
좋은 글에 공감, 감사
칸나이 ( 카나에 ) 섬멸 전을 닮아있는 구글 과 애플 의 IT 전략펌 Source – giantt.co.kr/?p=2243 (https://twitter.com/enkidoo1/status/423229428806602752)
Giantt
네.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
익명
새로운 형태의 글을 올리셨네요.
이것도 재미있네요..
Giantt
네. 역사속의 사건이 좀 다른 형태로 변환되어 현대시대에 맞게 재현되는 느낌이라 저도 관련자료 찾아보면서 재미있게 포스팅했던 것 같습니다. ^^
덩달이
정말 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마지막 달아주신 코멘트도 멋진 일침이었습니다.
Giantt
좀 내용이 길어 읽는데 지루함도 있을수 있는데 즐겁게 읽으셨다니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