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0일 인텔은 10세대 신형 CPU의 판매를 예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B2C 시장에서는 인텔의 신형 CPU 출시에 대한 반응이 예전 만큼 열렬(?) 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유는 아무래도 경쟁사인 AMD의 라이젠 CPU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아진 까닭일 것입니다. 과거 거의 90%를 넘나드는 수준으로 압도적인 B2C 시장 점유율을 보였던 인텔은 최근 AMD 라이젠의 파상공세에 밀려 점유율을 역전(?) 당하는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2020년 5월 18일 기준 가격비교사이트인 다나와의 CPU 브랜드 판매량 점유율을 보면 인텔 39% , AMD 61%에 달하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물론 조립완성품이나 기업 고객용 PC, 조달용 PC등에 탑재되는 완제품 PC에는 여전히 인텔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개인소비자 구매 비율이 전체 시장을 온전히 반영하지는 못한다고 하겠습니다.
IT 세계 최고 기업인 인텔이 어떻게 이러한 상황이 되어 버린 것인지 다음과 같은 궁금증이 생길수 밖에 없습니다.
현재 B2C 비지니스에서 인텔은 경쟁력을 잃어버린 것일까요? AMD 라이젠이 이렇게 점유율을 높여 올 동안 왜 인텔은 대응을 하지 못한 것일까요?
이러한 질문에 대한 근접한 해답을 찾기전에 객관적인 수치인 2019년 인텔 (CPU 분야에서 AMD 경쟁사) , NVIDIA (VGA 분야에서 AMD 경쟁사) 그리고 AMD의 매출현황을 확인해 보겠습니다.
2019 | |||
매출액 |
INTEL | NVIDIA | AMD |
매출(달러) |
약 720억달러 |
약 117억달러 | 약 67억달러 |
매출(원화) | 약 88조8천억원 | 약 12조 4천억원 | 약 8조 2천억원 |
* 환율 $1 당 1,233원으로 계산시 |
야후 파이낸스를 기준으로 인텔 , NVIDIA ,AMD의 2019년 매출규모는 상기 표와 같습니다. B2C 시장에서의 기록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AMD는 인텔과 NVIDIA와 비교시 적은 매출 규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인텔은 수십년간 세계 IT 업계를 지배해온 기업이며 B2C 사업이 아닌 다른 분야 매출도 많기 때문에 단순비교 할수 없다. B2C 매출 기준으로 놓고 보면 인텔은 AMD에게 많은 점유율을 빼앗겼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빠져있을 것이다……
2019년 인텔은 역대 최고수준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2년동안 삼성전자에게 빼앗겼던 반도체 1위 기업의 자리도 2019년에 다시 찾아왔습니다. DCG 사업(데이터센터)은 전년대비 19% , IOT 사업(사물인터넷)이 전년대비 13% , Mobile Eye 사업 (자율주행) 31% , 비휘발성 메모리사업 (옵테인등) 10% 전년대비 성장등 주요한 사업이 모두 성장했습니다.
AMD 의 파상공세가 있었던 CCG(Client Computing Group) 즉 PC 사업도 전년대비 2% 성장했습니다. 프로그래머블 반도체 분야를 제외한 전 사업분야가 성장을 하면서 역대급 매출 실적을 기록한 것입니다.
AMD가 기록적인 성장을 기록하면서 B2C 시장의 상당부분을 잠식해 왔지만 인텔 의 PC 사업 부분은 마이너스가 아닌 성장세를 기록했습니다.
2019년 720억달러의 인텔 매출 중 CCG 사업 매출은 약 371억 달러에 달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의 51.5%에 달하는 수준이며 CPU , 그래픽카드,게임 콘솔 프로세서 납품 등을 모두 포함한 AMD 전체매출의 5.5 배 수준입니다.
B2C 시장에서 최근 AMD 라이젠의 상황을 생각하면 고개를 가우뚱할 수 밖에 없습니다. AMD는 B2C 시장에서 견고한 인텔의 성벽을 무너뜨리기 위해서 보다 뛰어난 기술과 성능이 적용된 라이젠을 상대적으로 인텔 CPU 보다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보통 경쟁사가 보다 나은 기술과 성능을 가진 제품을 내놓을 경우 가격을 보다 경쟁력있게 낮춰 대응하는 단기전략을 펼치게 됩니다. 하지만 인텔은 굳이 이렇게 치열한 가격전쟁(?)을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수요가 발생하면서 수요를 공장생산량이 따라가지 못하는 수급불균형 상황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인텔이라는 기업의 입장에서 AMD와 치열한 가격경쟁속에서 마진율 악화가 눈에 보이는 B2C 시장보다는 안정된 마진율이 보장되며 AMD라는 경쟁자가 없는 데이터센터에 더 많은 생산능력을 배분하게 됩니다. 판매량이 확보되니 더 높은 수익이 나는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러한 전략은 지속적인 B2C 시장에서의 인텔 CPU 공급 부족 사태를 불러왔고 AMD의 공격적인 가격정책은 더욱 효과적으로 시장에 어필할수 있었습니다.
AMD이 보다 앞선 기술 , 효과적인 마케팅 전략 등등 기타 AMD 내부적인 요인이외에 인텔의 생산능력 부족 이라는 부분이 AMD의 기록적인 성장세에 큰 기여를 한 것입니다.
하지만 인텔은 지속적으로 생산 능력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왔고 언젠가는 B2C 시장에도 충분한 공급량을 확보할 시점이 올 것입니다.
만약 그 시점이 AMD가 EPYC 프로세서로 데이터센터 시장까지 의미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GPU 시장에서도 의미있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여 기초체력이 더 올라간 상황이라면 괜찮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시장에 충분한 CPU가 공급될 수 있고 인텔이 낮은 마진율에도 불구하고 AMD에게 빼앗긴 B2C 시장의 점유율을 가져와야 하겠다고 마음 먹는다면 AMD에게 상당히 어려운 도전이 될수 도 있을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