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를 대표하는 기업 중 하나인 삼성전자에서 차세대 사업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분야중 하나가 바로 파운드리(Foundry) 사업입니다.
파운드리(Foundry) – 기술기업에서 설계한 반도체 칩에 대해서 생산 위탁을 받아 공급하는 공장을 운영하는 전문 생산 기업
파운드리 사업에서 현재 세계 1위는 대만의 TSMC 라는 업체입니다. 그냥 1위도 아니고 압도적인 1위 업체라고 할수 있습니다.
같은 반도체 관련 사업을 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성격상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파운드리 분야에서 놓고 본다면 기타에 가까운 상황이였다고 하겠습니다.
정확하게 10년전인 2010년 파운드리 분야 관련 세계 순위를 보면 삼성전자는 세계 10위 수준이였으며 1위인 TSMC를 따라잡는 것은 커녕 TOP 3 진입도 힘들어보였던 상황이였다고 하겠습니다.
2010년 | 순위 | 국적 |
1 | TSMC | 대만 |
2 | UMC | 대만 |
3 | Global Fonundry | 미국 |
4 | SMIC | 중국 |
5 | Towerjazz | 유럽 |
6 | Vanguard | 대만 |
7 | 동부하이텍 | 한국 |
8 | IBM | 미국 |
9 | Magnachip | 한국 |
10 | 삼성전자 | 한국 |
하지만 10년이 지난 2020년 삼성은 세계 2위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고 향후 10년 뒤인 2030년안에 마지막 남은 장벽인 세계 1위 TSMC를 넘어서 세계 1위를 차지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 전략을 밝힌바 있습니다.
불과 10년만에 세계 10위에서 세계 2위로 상승하면서 빠르게 시장장악력을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를 보면 역시 삼성이야! 라는 말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최근 격화되고 있는 1위 TSMC vs 2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분야 경쟁을 보면 오히려 1위인 TSMC의 위상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파운드리 사업에서의 핵심인 “최첨단 공정 도입과 초거대 규모 투자” 이것이 삼성전자의 핵심 경쟁전략입니다.
이 2가지 핵심 경쟁력으로 TSMC 를 넘어서기 위해서 삼성은 2030년까지 약 133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먼저 55% 수준인 73조원은 R&D에 투자될 예정이며 45%수준인 60조원은 초미세 제조공정을 위한 EUV 노광장비 등 최첨단 생산시설에 투자될 예정입니다.
55:45 비율 수준으로 최첨단 기술력 확보와 생산설비 확보를 통해서 경쟁사를 압도하겠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광범위한 투자는 2020년 4분기 부터 세계 1위인 TSMC를 이미 넘어서고 있습니다.
2020년 4분기 원화로 약 9조원 정도인 75억달러를 투자한 삼성전자와 비교하여 1위인 TSMC는 54억달러 정도의 투자에 머물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삼성전자의 강력한 도전에도 1위 TSMC의 위상은 오히려 더 올라가고 있습니다.
2020년 1분기 TSMC 의 점유율은 54.1%로 압도적인 수준
2020년 1분기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는 15.9%의 점유율을 차지하여 여전히 2위를 유지하면서 TSMC를 추격하고 있지만 점유율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2019년 3분기 18.5% , 2019년 4분기 17.8% 에서 계속 하락하면서 2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면 TSMC는 이미 압도적인 50%이상의 점유율인 상황에서도 2019년 4분기 보다 1.4% 상승한 54.1%를 기록했습니다.
매출액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했고 영업이익은 100% 상승을 기록하여 시장점유율이라는 외적인 측면 뿐만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1987년 처음 설립되어 고객 제품의 제조에만 집중한다는 파운드리 비지니스 모델을 개척한것으로 평가 받는 TSMC 의 1994년 ~ 2020년 까지의 시가총액 흐름을 보면 TSMC의 기록적인 성장세를 이해하실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대규모 투자를 통한 기술과 인프라 투자에도 TSMC 추격이 어려운 이유는?
삼성전자의 이러한 대규모 투자에도 좀 처럼 TSMC 추격의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결과가 나오지 않을때 이유를 분석하는 부분들은 매우 다양합니다. 우선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파운드리 사업에 투자한지가 아직 얼마되지 않아 누적 투자금액에서 TSMC에 밀린다.
삼성전자가 R&D에 투자를 많이 진행하고 공격적으로 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때 TSMC가 앞서있다.
TSMC는 33년간 한우물만 파서 높은 신뢰관계가 형성된 콘크리트 처럼 단단한 고객층이 있어 삼성전자가 신규고객을 유치하기 힘들다.
등 다양한 원인 분석이 있습니다. 하지만 역시 가장 큰 부분은 “고객사와 경쟁 안하기” 라는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TSMC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의 주요 고객사는 애플, 퀄컴 , 엔비디아등 굵직한 글로벌 IT 기업들의 핵심 칩 생산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운명을 좌지 우지 할수 도 있는 최신 IT 신제품에 탑재되는 핵심 중의 핵심 반도체 칩셋을 생산하기 때문에 위탁을 맡기는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유출에 대한 불안감이 클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고객사들의 우려에 대해서 TSMC는 위탁 생산 사업외에 직접 개발,제조등의 사업을 일체 하고 있지 않습니다. 즉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것 입니다.
반면 TSMC에 도전장을 던진 삼성전자의 경우는 파운드리 사업외에도 직접 반도체 관련 제품들을 개발 생산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파운드리 사업이 별도 법인화 되어 있지도 않고 삼성전자 내의 사업부로 속해 있습니다.
경쟁사에게 기업비밀 그것도 일반적인 수준이 아니라 회사의 운명을 가를수 도 있는 핵심 중의 핵심 기술이 적용된 제품 생산을 위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삼성전자는 기술이 거의 평준화된 평이한 난이도의 반도체 위탁생산을 하거나 TSMC에 문제가 있어 2순위 생산 또는 위탁생산 조건의 지렛대 역할 포지션을 맡았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고객사와 경쟁 안하기” 라는 확고한 메시지를 고객사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시작점은 1차적으로 삼성전자에서 파운드리 사업을 분사하여 독립적인 운영을 하고 다시 장시간(?)에 걸쳐 신뢰를 쌓아 나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아직은 분사 계획등은 없다고 밝히고 있으며 이러한 불안요소는 상당기간 동안 TSMC를 추격하고자 하는 삼성전자의 계획에 장애가 될 것이라고 판단됩니다.